본문 바로가기

이명수의 '마음詩처방'

누군가에겐 당신이 로또입니다



로또 1등은 814만분의 1 정도 되는 확률이라지요. 

비유하자면, 한 사람이 벼락을 6번쯤 맞을 가능성. 

상상도 잘 안되는 비현실적인 확률이지만 

거의 매주 이런 확률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거기에 희망을 걸고 간절하게 기원하는 이들이 

그렇게 많은 거겠지요.   


하지만 당신이 로또일 수 있다는 사실은 깜빡 했을 걸요. 

당신의 환한 웃음이, 깊은 포옹이, 우물 같은 말 한마디가

심지어는 존재 자체가 누군가에겐 로또가 된다는 사실이요. 

누군가에겐 당신이 로또입니다. 

자기를 만나면 확실히 알게 되는 세상의 진리예요.  











     "세상에서 집중없이 피어난 꽃은 없다고

      너는 우주의 집중으로 피워낸 꽃이다"


                             - 정용화<집중의 힘>


그러니까 내가, 우주가 빚어낸 집중의 결정체라는 거잖아.

그런 말인 거지?










   "모레가 미국 대선인데

   매케인이 당선될 확률은

운석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

매케인이 당선되고, 그 다음

운석에 맞아 죽는 거 아니야?...

   그럴 확률보다 더 낮은

       목숨 얻어 태어날 확률"


                                   - 황인숙<나의 균열>



내 목숨이 그런 거였어!












  "두 살배기 아기가 뒤뚱뒤뚱 걸어간다


   생생한 생生! 우주가 저렇게 뭉클하다

      고통만이 내 선생이 아니란 걸 

   깨닫는다. 몸 한쪽이 조금 기우뚱한다"


                                - 천양희<여름 한때>



그러니 모든 생은 뭉클할 수밖에. 

우린 모두 한때 두 살배기였으므로.













   "길을 가다가 길을 묻는 사람아

  무엇이 남아 길을 묻느냐

  가진 것도 갖지 못한 것도

      버리고 떠나라


   이제는 네가 길이 되어 떠나라"


                     - 김형영<네가 길이 되어>



그동안 불필요하게 많이 물으며 살았나봐. 

내가 문제인 동시에 해답인 것을 깜빡했어.












  "

아들아, 행여 가난에 주눅들지 말고
     미운 놈 미워할 줄 알고
  부디 네 불행을 운명으로 알지 마라
   가난하고 떳떳하게 사는 이웃과
   네가 언제나 한몸임을 잊지 말고

  그들이 네 힘임을 잊지 말고
"


                     - 정희성<아버님 말씀>



이런 건 꼰대 말씀 아냐. 

그치?









  "어려서는 파도소리에 잠들었고

      커서는 파도를 꿈꿨고

   어른이 되어서는 소용돌이치는 파도에 휩쓸렸고

    늙어서는 파도에 떠밀려,

   어느 바닷가 외로운 돌무덤이 되었느니

       아아, 그런가?"


                     - 서상만<파도타기>



아아, 우연히 삶을 관통하는 표창 같은 시를 만날 때가 있어.













     "연분홍빛 연산홍이

   얌전히 고개를 들어 오가는 이들을 반깁니다

    자기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까요?

     모를 것 같아 조용히 다가가

    눈빛으로 마음으로 속삭였습니다

       너 참 아름답구나"


                     - 김미애<.....>



연산홍이 아니라 누군가에겐 로또인, 

세상의 모든 그대들이 들어야 마땅할 말.

너 참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