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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의 '마음詩처방'

내 말이 그 말이예요



오직 라는 이유만으로,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야!’

그러면서 내 얘기에 맞장구 쳐주고

함께 펑펑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에 무서울 게 뭐고 부러울 게 뭐예요.

 

내 엄마, 내 친구, 내 연인, 내 스승의 또 다른 이름은

공감의 동지일지도요







     “감자를 캐려다가 흙을 잘못 건드려서

      개미집이 와그르르 순식간에 무너졌다

      개미의 눈으로 보면 말도 못할 천재지변"


                                          -김삼환<개미집>



'개미의 눈'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가 있는 한, 

세상은 무너지지 않을 거야.










한 노파가 물에 빠진 염소를 건져서 업고 

놀랐을 염소를 달래려 가끔 고개를 돌려 염소와 눈을 맞추고 

자장가까지 흥얼거리면서 걸어 가고 있었대. 

그 풍경을 전하는 시인의 해석이 참 좋아.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희고 눈부신 그의 숨결을 듣는다는 것

  그의 감춰진 울음이 몸에 스며든다는 것

    서로를 찌르지 않고 받아준다는 것"


                                          -박서영<업어준다는 것>



눈물겹게 공감 돋아라.

근데, 누굴 업어준 게 언제인지 몰라.











"두꺼운 전화번호부 두 권의 갈피갈피를 서로 맞물려 놓고 

대형트럭이 양 쪽에서 아무리 당겨도 떨어지지 않는 걸 보았다. 

     쉽게 찢어질 낱장들의 허약함을 알지만,


애인아, 그 정도 자력은 있어야 사랑하지, 사랑이지"


                               -이정란<너에게만 읽히는 블로그의 태그> 



심하게 공감은 되지만 애인들, 부담스럽겠네.










고층건물에 매달려 일하는 로프공이 하루 하루 배짱만 늘어난다며



              "18mm의 밥줄아

            차라리 끊어질 테면

                   끊어져라"


그래놓고 호기롭게 말해 놓고 마지막엔


        "그래도 18mm의 목숨줄아

          제발 끊어지지 말아라

       오늘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끊어지지 말아라"

                                          -이가림<로프공의 하루>



오늘만은 제발...

먹먹해라.











               "내게 땅이 있다면

    내 아들에게는 한 평도 물려주지 않으리

      다만 나팔꽃이 다 피었다 진 자리에

         동그랗게 맺힌 꽃씨를 모아

       아직 터지지 않은 세계를 주리"


                                                      -안도현<땅> 




그럼요. 그런 걸 물려줘야 진짜 어른이고 말구요. 

못 가진 이의 변명 아니구.

제 맘이 딱 그 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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