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무슨.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증언 얼마나 많게요.
더없이 절절하면요.
설움이 끝까지 복받쳐 오르면요.
그런 땐 눈물이 곧 말(言)이 됩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의 눈물은 질문이다"
- 이은규 <물 위에 찍힌 새의 발자국은 누가 지울까>
시인이 다짜고짜 이렇게 운을 떼는데 갑자기 막막한 거라.
그 질문에 대답할 말이 뭐 있겠어.
무슨 말을 하든 현문(賢問)에 우답(愚答)일 수밖에.
"내 쓸쓸한 날 분홍강 가에 나가
울었지요,
내 눈물 쪽으로 오는 눈물이 있으리라 믿으면서"
- 이하석 <분홍강>
나는 누군가에게 분홍강 같은 사람이면 좋겠어.
강물 위에 내 눈물 하나 보탠다고 표도 안 날거지만,
그래도 우는 이는 알거야. 그럴 거야.
"눈물 속에 한 사람을 수몰시킬 수도 있고
눈물 한 방울이 그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
- 신철규 <유빙>
눈물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거잖아. 놀랍지?
"남이 노래할 땐
잠자코 들어주는 거라,
끝날 때까지,
누군가 울땐 가만히 있는 거라
그칠 때까지"
- 윤제림 <소쩍새>
경험해 보니, 청춘에 가까울수록
누군가의 눈물 그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게
그렇게 어렵드라고.
그칠 때까지 단지 기다려 주기만 하면 되는데.
때론 눈물도 말이래.
박용래 시인은 그렇게 잘 울었다네.
전하는 말에 의하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그의 눈물을 불렀다.
갸륵한 것, 어여쁜 것, 소박한 것, 조용한 것, 알뜰한 것,
인간의 손을 안탄 것, 저절로 묵은 것" 그 모든 것들이
눈물을 불렀다는 거야. 가히, 시인이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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