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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

나에게 날개를 달다




오래 전, 빠릿빠릿한 스타일은 아니었던 한 젊은이가 사진을 공부하러 독일에 갔다가

자신에 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육성은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보다

더 생생하고 흥미롭습니다. 


“서울에서는 그게 다 흠이었고 사내자식이 뭘 그리 꼼지락거리고

있느냐고 야단맞았는데 독일에서는 그 감수성이 내 장점이라고 하니...”


이런 경우 말 줄임표 뒤에 이어지는 뒷말의 유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그래서 너무 혼란스러웠다거나, 그래서 너무 큰 힘이 되었다거나.


대한민국 최정상급 사진작가 중 한 명인 구본창의 젊은 시절 반응은

예상대로 ‘너무 큰 날개를 달았다’였습니다. 잘 달구어진 프라이팬처럼

평상시에 자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어떤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지인들을 ‘나의 별스러움을 허물로 생각하지 않고

나만의 특별함으로 봐주는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복 받은 삶입니다. 스스로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복을 지어내서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 있는 한 성적 소수자 단체의 이름에는 행운을 상징한다는

네 잎 클로버 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네 잎 클로버가 세 잎 클로버에 비해 소수라는 이유로 홀대받지 않고 

오히려 귀하게 대접받는 것처럼 자기들 또한 그러해야 한다는 거지요. 


‘자기’를 잘 존중하고 인정할 줄 아는 그 당당하고 유쾌한 발상에 

존경과 무한정의 지지를.



                                                                                           혜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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