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지방 소도시 산마을의 어느 겨울 아침 풍경입니다.
청량하고 고요한 느낌이 아침마다 마주하는 창문 밖 풍경을 빼다 박은 듯합니다.
이웃해 살고 있는 작가 전용성은 이 그림에 ‘4335’라는 단기연호(檀紀年號)를 사용했네요.
아시다시피 요즘 단기(檀紀)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도 말입니다.
단군기원(단기)을 공식적인 국가연호로 처음 쓴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부터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1962년 1월 1일부터 지금의 서력기원(西曆紀元)을 사용했답니다.
그러니까 단기는 사라진 지 45년이 넘은 연대 표기 방법인 것입니다.
그린 이는 태초(太初)의 모습에 가장 근접해 있는 듯한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아
단기연호를 사용한 것일까요?
살다보면 까마득한 연원(淵源)을 헤아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얼핏 한가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본원(本源)주의는 머릿속에 쏴-아 대나무 바람을 불어넣습니다.
자신의 삶에 의도적인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정신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선진 축구일수록 ‘공간 만들기’가 탁월하다는 말의 의미도 그와 비슷한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단기 4340년 2월
혜신+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