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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의 '마음詩처방'

당신으로 충분하고 말구요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향후 계획도 들을 겸 

기자가 물었나 봐요.  

“절대자의 위치에서 지금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잠시 골똘하던 그녀가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전언(傳言)에 의하면 질문을 한 기자도 그렇고, 

나중에 글을 읽은 독자도 그렇고 

보이스피싱에 등장하는 고객님처럼 많이 당황했다지요. 

그런 대답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어서요.   

자기에게 그런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대개의 경우엔 그러지 못하고 사니까요. 


무작정 애정하고, 말없이 보듬어 주고, 

수고했다 등 두드려 주고, 눈 마주칠 때마다 환하게 웃어주고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정작 ‘나’는 제쳐두고 남에게만 그래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요. 

지금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내게 말해주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이근배<살다가 보면>


문득 무릎에 통증이 쩌르르한 느낌. 

살면서 많이 그랬던 모양이구나! 혼잣말 했지.    





"젖줄 때 어미의 몸은 아기 쪽으로 기울어진다 

꽃도 기울어지며 열매를 맺고 

사랑도 그대 쪽으로 기울어져야 한다


내 몸이 아픈 것도 내 몸이 기울어진 것이니 

내 안 어디에 꽃이 피었겠구나 진주가 돋았겠구나"

-이대흠<다시 봄을 노래함>


그럴 거야. 

두손모아_()_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도종환<깊은 물>


종주먹 들이대는 시인이 밉지 뭐야. 

나도 마음이야 깊고...싶지요. 

항공모함 띄울 만큼. 

다 아시는 분이.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 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이성선<둥근 달 뜨는 밤>


될 수 있고 말구요. 

‘내’가 꽃이 안 되면 누가 꽃이 돼요.





"연필이 일을 하다가

따뜻한 엄마 품에

가만히 누워 있다"

-김순규<필통>


11살 어린 시인의 그 시선과 마음을 빌려 오고 싶더라니까.   

내가 연필이라 치고 필통 속을 상상하니 더.  






“괜찮다, 모든 게 다 무너져도 괜찮다

너는 언제나 괜찮다

당신의 상처보다 당신은 크다“

-정혜신<당신으로 충분하다>


그럼요. 

그것으로 충분하고 말구요. 

더 노력하지 않아도 당신 그 자체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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