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엿새나 남겨둔 2월 4일은,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입니다.
벌써 입춘!이라는 말이 나올법 합니다.
날씨는 아직 겨울이지만, 곧 봄이 올 것임을 마음 속에 알리는 전령사
역할의 절기입니다.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어 언 땅이 녹고, 물고기는 얼음 밑을 헤엄쳐 다닌다지요.
이 날 사람들은 집안의 다복(多福)을 바라며 대문에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절기 음식으로 햇나물을 무쳐 먹습니다.
긴 겨울 끝에 다가오는 봄내음을 미리 음미하기 좋은 절기, 입춘입니다.
입춘에 장독 깨진다고, 이 무렵엔 꼭 추위가
찾아옵니다. 따지고 보면 입춘은 사실상 아직 멀리
있는 봄을 다 왔다고 우기는 절기 같기도 합니다.^^
봄을 기다리는 간절함을 담아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은 겨우내 묵은 입맛을 싹 씻어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햇나물 무침은 입춘절식에
딱 맞아떨어집니다.
움파, 당귀싹, 산갓, 미나리싹 같은 나물을 뜯어
무쳐 먹으면 쌉싸름한 맛과 톡 쏘는 듯 강한 향이
입맛을 돋우고 움츠린 몸에도 봄기운을
불어 넣어줍니다.
옛날엔 입춘의 햇나물로 만든 오신반(五辛盤)을
임금에게 올렸는데, 다섯 가지 햇나물의 색 조합이
화합과 단결을 상징했다고 합니다.
나물에 정치적 의미까지 붙인 건 좀 과한 느낌이지만,
입춘의 나물에 영양이 균형있게 가득한 건 분명합니다.
거창하게 입춘의 오색 햇나물을 챙기지는 못해도,
오늘은 봄채소의 으뜸이라는 봄동겉절이를
무쳐 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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