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2일은 첫 얼음이 얼고 첫 눈이 내린다는 소설입니다.
타작하여 잘 마른 벼는 곳간에 쌓이고 이맘때쯤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곶감을 매달아 말리느라 처마 밑이 온통 곶감으로 출렁이기도 합니다.
농사일이 끝나고 비로소 산과 들이 긴 겨울의 휴식에 들어서는 시기입니다.
농부들은 분주했던 한 해를 정리하며 한동안 조금은 여유로울 터입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고 그 끝에는 ‘쉼’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절기, 소설입니다.
입동 전후에 한 바탕 김장을 끝내고,
소설 즈음에 가장 중요한 할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말리기^^’입니다.
겨울 한기에 슬쩍 슬쩍 비치는 따뜻한 햇살을 느끼면서
시래기, 무말랭이, 호박오가리, 곶감을 매다는 손이 바쁩니다.
얼핏 소소해 보이지만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게 말린 먹거리들입니다.
무, 호박, 곶감들이 겨우내 찬바람과 햇볕에 꼬들하게 잘 마르면
수분은 줄어들고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해집니다.
요즘 말로 하자면 말 그대로 ‘웰빙 식품’의 원조쯤이 됩니다.
추운 겨울 지나면서 말린 채소를, 멸치다시 국물에 들깨 넣고
자박자박 볶아내면, 그 향과 소리는 상상만으로도 사람을
행복한 기운에 젖게 합니다.
첫 눈 내릴 무렵 지인들과 그런 다정한 밥상 함께
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또 무에 있을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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