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건물 사이를 바쁜 걸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따라 걷다보면, 그 풍경에 스며들지 않고, 낯설게 눈길을 잡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표정은 지나가는 사람들과 확연히 다르다.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쑥스러운 듯 조심스럽게 뭔가를 말하려는 얼굴, 세상을 향해 고함치듯 외치는 사람, 연신 웃고있는 표정, 겁먹은 듯 한 표정의 손에는 ‘빅이슈’라는 잡지가 들려져 있었다. 잡지 표지에는 익숙한 유명인들이 잠시 가는 길을 멈춰보라고 눈짓을 한다. 때로는 그들에게 지지를 보내고 싶어서 때로는 표지의 내용이 궁금해서 한권씩 사곤했다. 마인드프리즘이 폐업의 어려움을 겪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시 회사 문을 연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누구보다 반갑게 응원해주셨던 곳이 빅이슈이다. 빅이슈와 특별한 기억이 있는 동료직원의 애틋한 바람과 마인드프리즘 사람들의 열정으로 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마인드프리즘으로써는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들과 연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긴 시간 준비했던 만큼 빅이슈 판매원들과, 함께 참여하는 코디네이터(빅이슈 판매원들을 지원하는 업무 담당)들에게 어떤 시간이 될지 궁금했다.
드디어, 마인드프리즘 사람들이 직접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던 지난 28일 오전, 코디네이터들의 안내로 빅이슈 판매원들이 해맑은 미소로 한 분, 두 분 도착하기 시작했다.
강의실에 도착한 빅이슈 판매원들은 안부를 묻기도 전에, 궁금증이 가득한 얼굴로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과 명쾌한 해석이 자유롭게 오갔다. 빅이슈 판매원 중에 ‘이교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분은 추측했다. “강의 프로그램 많이 들어봤는데, 오늘은 마음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죠? 예전에 참여했던 프로그램에서는 내가 말하기 전에 상대방의 입장을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을 것을 권했는데,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실생활에서 변화하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줄이니 좀 손해를 보는 거 같아서 불편했어요. 하지만 관계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은 된 거 같아요.. 오늘도 그 비슷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떤 부분은 추측이 맞고 어떤 부분은 다르다. 오늘은 해결책을 찾는 것에 도움이 되는 목표지점을 향해 있지만, 내 마음을 더듬어 나를 이해하고, 상대를 이해하고, 상황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디딤돌을 하나 놓는 것에 가깝다.
상황과 맞지 않는 어색한 미소 때문에 생각을 가늠할 수 없었던 빅이슈 판매원은 프로그램 내내 의자를 흔들흔들 하고 있었다. 자유로운 행동과 표정으로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있는 분들을 보며 ‘내가 하는 말이 잘 전달되고 있나?’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릴 때 쯤, 흔들던 의자를 멈추고 또박또박 이야기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을 주제로 자신의 관계에서 구체적인 사람, 상황을 떠올리며 이야기 시작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대상은 빅이슈를 판매하며 겪은 고객보다는 ‘가족’이 대부분이었다. 연신 웃고 있는 얼굴 뒤에 숨겨진 아픔, 슬픔, 그리고 가족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까지... 같은 조에 있었던 사람들은 그 마음에 위로를 전할 수 있었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마음을 꺼내놓기가 머뭇거려지는 동료에게 힘을 실어 용기를 주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예상하듯, 상처 입은 사람의 속마음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꼭꼭 감추어두었던 여린 마음이 나올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이 준비되어야 하고, 자신의 마음을 용기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 이야기해도 된다는 안정감이 전달되어야하고, 용기를 내어 자신의 상처를 이야기해야한다. 그런 후에야...위로든, 슬픔이든, 분노든, 옆 사람이 뭔가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빅이슈 판매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어떤 판단이나 조언도 하지 않고 서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의 구조 자체를 편하게 느끼는 듯 했다. 시간 내내, 어떤 조직의 참여자들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했다. 모두가 나간 뒤, 조별 대화에서 의문이 다 풀리지 않은 한 분이 다가와 ‘살아가는 일이 왜 이렇게 힘든지...’ 한참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 마냥 아쉬운 날이었다.
오늘도 지난 힘든 시절을 딪고 자신들의 가족, 사회속으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이들이 낯선 표정으로 거리에 서있을 것이다. 그들이 향하고 있는 일상으로의 복귀가 하루 앞당겨지는 ‘오늘’이기 응원하는 마음이다. 가던 길을 멈춰 그들에게 눈 맞출 당신에게, 무슨 말을 건네야할지 모르겠는 당신에게, 이유 없이 연신 웃음을 보내는 얼굴 덕에 기분이 상할 수도 있는 당신에게 그들이 보여준 마음 한 가닥을 전한다.
“난...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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